1기 신도시 집중탐구 ⑤성남 분당신도시
1기 신도시 집중탐구 ⑤성남 분당신도시
일자리·기반시설·환경 ‘3박자 하모니’… 신도시의 대표 아이콘
  • 김병조 기자
  • 승인 2024.03.21 1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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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첫 입주후 33년
아파트값 일산의 2배
상록우성 85㎡ 15.8억 

9만7천가구-137개 단지
기존 평균 용적률 184%

바다모래 사용 부작용 
노후화 급속도 진행

 

[하우징헤럴드=김병조 기자] 분당신도시는 1991년 첫 입주 후 30년을 거치며 국내 신도시를 대표하는 아이콘이 됐다. 일자리, 기반시설, 자연환경 3박자가 조화를 이루며 성공한 신도시의 상징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인근에 고급 일자리를 제공하는 판교테크노밸리 업무지구가 있어 구매력 높은 경제인구의 핵심 주거지가 되고 있으며, 신도시 계획기법을 활용해 적재적소에 설치한 대형공원과 백화점, 병원, 공공기관 등 주민편의시설들이 분당 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탄천과 영장산·불곡산이 어우러진 배산임수형 자연환경도 분당을 ‘신도시계획의 교과서’로 자리잡게 한 요인이다. 

▲‘천당 및 분당’ 자족성 성공한 대표 신도시

분당신도시는 고양 일산신도시와 함께 대규모 신도시 개념으로 건립한 1기 신도시 투톱 중 한 곳이다. 분당의 평균 용적률은 184%로 일산신도시(169%)에 이어 낮은 용적률 수준을 보이며 앞선 쾌적성을 자랑한다. 낮은 용적률을 토대로 면적은 1,963만9,219㎡로 1기 신도시 중 가장 넓어 우수한 주거환경이 조성돼 있다. 

서울과의 연계·자족성 측면에서 최적 입지도 장점이다. 서울을 중심으로 남동 쪽 25km 지점에 자리 잡고, 분당신도시 구역을 경부고속도로 라인과 평행하게 이어지도록 접촉면을 확대해 ‘자족성’과 ‘서울과의 연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이를 바탕으로 기본 경제활동은 분당 내에서 자족경제를 추구하게 하는 한편, 수도 서울과의 연계가 필요할 때는 분당 어디서든 진입이 가능한 경부고속도로 및 분당·내곡간 도시고속도로를 빠르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주민들의 구성도 신도시 발전을 견인한 요인으로 꼽힌다. 분당신도시는 개발 당시부터 상대적으로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서울 강남 인구 이동을 염두에 뒀다. 경부고속도로와 분당·내곡간 도시고속도로를 이용하면 강남에 쉽게 닿을 수 있고, 비슷한 자금으로 더 넓고 깨끗한 집에서 거주할 수 있다는 설득으로 당시 분당신도시로의 이동이 적지 않았다. 

이런 의도는 분당신도시의 주택평면 계획에도 영향을 미쳤다. 1기 신도시 중 분당이 아파트 중대형 면적 비율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1기 신도시 계획 및 성과의 재평가를 통한 합리적 방안’ 연구 자료에 따르면, 1기 신도시는 전체의 72.1%가 전용면적 85㎡ 이하로 구성됐고, 특히 85㎡ 규모 이하의 비중은 평촌, 중동, 일산, 산본, 분당 순으로 비중이 높다고 밝혔다.

반대로 본다면 분당과 산본의 대형주택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뜻이다. 특히, 분당의 경우 전용면적 116㎡ 초과 주택의 비중이 가장 높다고 덧붙였다. 

자료에 따르면 분당의 경우 △116~142㎡ 21.2% △142㎡ 초과 5.3%, 산본이 △116~142㎡ 9.6% △142㎡ 초과 12.8%인 반면, 중동은 116㎡ 초과하는 세대가 전무했으며, 평촌은 △116~142㎡ 9.5% △142㎡ 초과 3.8%에 불과해 차이를 보였다.  

▲국내 최고 수준의 학군

강남 대치동과 어깨를 견줄 정도로 국내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학군도 분당의 자랑이다. 명문대 입시 결과 탑클래스로 꼽히는 명문 중학교, 고등학교가 분당에 즐비하다는 것이다.

명문 중학교가 생긴 이유는, 명문대 입시 결과가 우수한 고등학교로 배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명문대 입학 성적이 좋은 고등학교의 명성이 높아지니, 해당 고등학교에 배정되는 인근 지역 중학교 입학 경쟁도 치열해진다는 것이다. 

이렇게 한 번 만들어진 선순환 구조는 점점 더 강화됐다는 게 지역 주민의 설명이다. 명문고교로 자리잡으면 그곳에 입학하기 위해 교육열 높은 부모들이 인근 중학교로 전학을 오고, 이후 또 다시 교육열 높은 가족들이 더 많이 모이게 된다는 것이다.

대기업 해외주재원 자녀들도 분당으로 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해외에서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던 학생이 전학 오며 기존 학생들에 좋은 자극을 제공, 학업 성취 측면에서 선순환 구조가 생긴다는 것이다. 

초중고 주변에 유해 환경이 없다는 것도 시너지 효과를 발생시킨다. 도시계획을 통해 상업·업무지역과 학교 간 거리를 띄어놓았을 뿐만 아니라 주점·오락실 등청소년 유행업소가 입점할 경우 주민들의 불매운동이 벌어지는 등 자체적인 정화 노력도 수반됐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학군 선호도는 주택 가격 상승으로도 이어진다. 명문 중고등학교 진학을 위해 해당 지역 아파트에 입주하려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경우 수요공급 법칙에 의해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국토부 아파트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분당 정자역 역세권에 위치한 상록마을 우성아파트 전용 85㎡(7층)은 15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반면 일산 경의중앙선 백마역과 지하철3호선 마두역 더블역세권에 자리잡은 강촌마을 동아아파트 전용 85㎡(3층)은 지난 8월, 절반 가격에도 못 미치는 6억9,500만원에 거래됐다. 층수를 감안하더라도 일산아파트가 분당의 절반 가격 수준이다. 

▲문제는 주택 급속한 노후화… 바닷모래 사용 부작용 우려 여전

문제는 아파트의 급속한 노후화다. 30년이 지나면서 아파트 단지 곳곳에 급속한 노후화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아파트 벽체 크랙뿐만 아니라 도로 및 보도블럭 등 건축재료 전반적 부분의 노후화가 빠르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1기 신도시 아파트의 오랜 수식어였던‘바닷모래 사용 아파트’ 이슈가 최근 되살아나고 있다. 염분을 제거하지 않은 바닷모래를 사용해서 노후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별한 충격을 받지 않는 보도블럭 등도 균열이나 파손이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아가 당시 200만호 주택건설의 여파로 완성도가 떨어지는 공사 상황도 발견된다는 것이다. 장마철에는 벽체를 타고 들어온 빗물이 지하주차장 벽체에서 작은 물줄기를 이뤄 뿜어낼 정도로 누수 상황도 심각해 안전 대비 차원에서도 재건축 필요성이 급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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