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재건축 설계 업그레이드 요구 봇물
강남권 재건축 설계 업그레이드 요구 봇물
조합 스카이브릿지·명품설계 요구로 시공자와 미묘한 기류
  • 김병조 기자
  • 승인 2017.11.16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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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포주공1단지 설계변경 통해 상향 추진
잠실 진주는 미성·크로바 수준급 요구 

▲ GS건설이 제안한 한신4지구 조감도

최근 서울 강남권 핵심 요지에서 수주전이 이어지면서 나타난 사업조건 인플레이션 파장이 인근 재건축단지로 퍼져 일선 조합과 조합원, 시공자 사이에 미묘한 기류가 만들어지고 있다.

불과 1개월 사이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1·2·4주구(9월 27일), 한신4지구(10월 15일), 송파구 미성·크로바아파트(10월 11일) 등 3곳에서 내놓은 사업조건들이 기존 업계의 사업조건과 구별되면서 인근 단지에서 “우리 단지에도 적용해달라” 는 요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스카이브릿지·외국특화설계·프리미엄브랜드로 대표되는 최근의 사업조건과 기존 구형 사업조건 사이에서 조합과 시공자 간에 막판 줄다리기가 예고되고 있다.

▲강남권 기존 현장들 ...“우리도 저렇게 해달라”

최근 강남 재건축 조합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화려한 재건축 사업제안 파장이 인근 단지로 곧바로 퍼져나가고 있다.

송파구 잠실 진주아파트 주택재건축조합(조합장 반성용)이 먼저 삼성물산 및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을 불러 최신 트렌드 적용에 나섰다.

지난달 27일 삼성·현산 컨소시엄은 제1차 사업설명회를 개최해 설계 변경 및 사업조건의 개선을 약속하고 구체적인 사업제안 내용은 내달 7일 제2차 사업설명회장에서 공개하기로 했다.

1차 사업설명회장에서 삼성·현산 컨소시엄 측은 사업조건의 큰 방향으로 △법령 상의 이주비 LTV 조건 +추가 이주비 20% 추진 △사업비 무이자 지원 △조합원 분담금에 대해 계약금과 중도금 없이 입주시 납부 △조합원 환급금 조기 지급 등을 제시했다.

상품 특화안에서는 △해외 설계사 SMDP와 협업 통한 명품디자인 특화 △에버랜드가 참여하는 조경 특화 △커뮤니티 식음서비스 인프라 구축 △주차장 특화 주차대수 세대당 2.0대 및 광폭 주차장 등을 약속했다.

아울러△ 대안설계를 통한 용적률 최대 확보로 조합원 분담금 감소 △전 세대 100% 남향 배치 △59제곱미터 이상 전평형 4베이 적용 △우수 디자인 적용을 통한 발코니 최대 확보 추진 등을 제안했다.

이번 잠실 진주 사업설명회의 배경에는 이웃 단지인 미성·크로바아파트의 최근 시공자 선정이 자리잡고 있다.

지난 11일 롯데건설은 수주전 과정에서 향후 조합이 제시한 금액으로 최저분양가를 보장하는 한편, 미분양시에는 일반분양가 100% 기준으로 대물인수한다는 파격적인 내용을 제시했다. 일반분양가는 조합원 분양가와 20% 이상 차이를 둬 조합원의 프리미엄을 극대화한다는 약속도 내놨다.

또한 일반분양 ‘골든타임제’를 적용, 후분양제를 통한 최적의 분양시기 결정을 지원한다. 이 때 골든타임제 분양으로 인해 분양시기가 뒤로 미뤄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금융비용 부담은 롯데건설이 부담한다.

잠실 진주 조합 관계자는 “삼성과 현산이 가져오는 사업계획의 최소한의 기준점은 인근 미성·크로바에서 롯데건설이 제시한 설계와 사업조건이 될 것”이라며 “얼마나 최신 트렌드에 맞춰 사업계획을 가져오는지가 관건이다”고 말했다.

최근 관리처분을 완료한 개포주공1단지도 시공자인 현대건설과 현대산업개발에게 최신 트렌드가 접목된 새로운 사업계획 및 조건 제시를 요구할 예정이다.

개포주공1단지가 개포지구에서 가장 마지막 단계에서 착공에 들어간다는 점, 그리고 개포지구를 대표하는 대장주로서의 명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최신 트렌드에 맞는 설계 및 사업조건을 적용해야 한다는 논리다.

이런 점에서 개포주공1단지가 사업계획 및 조건의 비교 대상으로 삼고 있는 곳은 반포주공1단지1·2·4주구다. 시공자가 동일한 현대건설이라는 점에서 협상에 있어 조합이 좀 더 우월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개포주공1단지 조합 관계자는 “무작정 반포주공1단지1·2·4주구처럼 해 달라는 건 아니다”면서 “합당한 공사비를 주되, 그만큼의 설계와 사업조건을 얻어내 서울을 대표하는 최고의 단지를 만들고자 하는 게 목적이다”고 말했다.

개포주공4단지도 시공자인 GS건설에 요청해 최신 트렌드를 적용한 사업조건 제안을 받을 예정이다. 다만 기존 공사비 한도 내에서 업그레이드를 요구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재건축시공자 선정이 이뤄진 곳은 3.3㎡당 500만원대를 넘는 반면 개포주공4단지의 경우 475만7천원으로 차이가 난다는 점을 감안했다는 설명이다.

개포주공4단지 조합 관계자는 “공사비가 추가되지 않는다는 선에서 최신 설계트렌드 등을 적용해 달라고 시공자에 요청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추세가 초과이익환수제 이슈가 종료되는 내년 초부터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 정비사업 대표는 “현재 다수의 재건축조합들이 초과이익환수제 회피 문제로 관리처분 절차 진행 때문에 다른 곳에 신경쓸 겨를이 없다”며 “다만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에 대한 프라이드가 높은 강남권 재건축 조합원들의 성향을 본다면 내년 설계 변경 과정에서 사업조건 업그레이드 이슈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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