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수주전략… 건설사들 해외 유명설계사 앞세운 디자인 특화로 경쟁
재건축 수주전략… 건설사들 해외 유명설계사 앞세운 디자인 특화로 경쟁
  • 문상연 기자
  • 승인 2017.09.18 12: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반포124주구, 신반포15차 등 해외 유명설계사 특화설계 경쟁
설계거품 논란…해외 설계사는 아이디어만 제공, 실무는 국내 설계사

▲ GS건설의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조감도

정비사업 현장에서 건설사들이 해외유명설계사를 앞세운 특화설계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특히 대형건설사간 치열한 승부가 펼쳐지고 있는 곳에서는 건설사 모두 해외유명설계사와 합작해 랜드마크에 어울리는 주거명작을 만들겠다고 홍보를 펼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고 있는 국내 설계사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국내 설계사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수십억원 이상의 돈을 들여 해외 유명설계사로부터 이름과 아이디어만 빌려올 뿐”이라며 “건설사들의 해외유명설계사를 앞세운 홍보로 국내 설계사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유명설계사 앞세운 대형건설사들의 수주전쟁

하반기 대형건설사간 치열한 수주경쟁이 펼쳐진 대표적인 단지는 △신반포15차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등이다. 이들 단지에서 대형건설사 모두 각종 언론과 홍보물을 통해 해외유명설계사가 참여한 특화설계를 전면에 내세워 차별화된 랜드마크를 만들겠다며 조합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신반포15차 재건축사업의 경우 대우건설과 롯데건설간 치열한 특화 설계 경쟁이 펼쳐졌다. 대우건설은 미국 시카고 포드햄스파이어, 두바이 라군 빌딩 등 세계적인 랜드마크뿐 아니라 국내에서 경기 고양시 킨텍스를 디자인한 해외 유명설계사인 SMDP 뿐만 아니라 국내 유명 인테리어 작가인 최시영, 장순각씨와 합작해 커튼월·스카이브릿지 등의 특화 설계안을 선보였다.

대우건설은 각동의 전후면에 기존 커튼월의 단점을 보완한 HYBRID 커튼월 시스템을 적용했고, 3개동을 연결한 140M 길이의 대형 SKY 브릿지와 함께 특화평면을 선보였다.

경쟁사인 롯데건설은 세계적인 건축가 마크맥을 비롯해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 레지던스 인테리어 설계를 담당했던 아트디렉터 김백선씨, 니얼 커크우드 하버드 건축디자인대학원 조경학 교수 등과 협업한 특화설계를 내세웠다. 특히 스카이브릿지와 130m의 초대형 문주 등을 선보이며 고급화 전략을 펼쳤다.

재건축 최대어라고 불리는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재건축사업의 입찰에 참여한 GS건설과 현대건설 모두 외국 설계사와 협력해 특화 설계를 오래전부터 준비해 왔다며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GS건설은 세계적인 건축디자인 회사인 SMDP와 협약을 맺고 외관 디자인 마무리 작업에 들어갔다. 물방울이 튀는 모습과 한강의 물결을 형상화한 외관으로 곡선미를 살렸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7월 SMDP 수석디자인 겸 최고경영자(CEO)인 스콧 사버가 직접 반포주공1단지를 찾아 디자인을 진두지휘할 정도로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또한 국내 최대의 규모인 스카이브릿지를 5개 설치하고 수영장도 함께 설치하는 특화 설계안을 제안했다. 이밖에도 조경을 EDSA가 맡아 한강변을 최대한 활용한 디자인으로 구성했다.

우무현 GS건설 건축부문 대표는 “GS건설은 반포주공1단지를 위해 오래전부터 해외 유명 설계사와 협업해 준비해왔다”며 “아파트를 뛰어넘는 작품을 만들어 프리미엄 아파트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는 현대건설도 마찬가지로 디자인 설계를 위해 미국 더블유 할리우드와 더블유 댈러스 빅토리호텔 등을 디자인한 해외 유명설계사인 HKS와 손을 잡았다고 밝혔다. 직선과 곡선이 어우러진 타워형 구조로 단지를 디자인하고, 일부 저층 건물은 요트 모양을 본뜬 설계를 선보였다.

스카이 커뮤니티에는 640석 규모의 오페라하우스 등 10여개 커뮤니티 시설을 넣는 등 단지 내 문화 시설 조성에 공을 들였다. 조경 역시 조경·인테리어 부분은 일본 도쿄돔시티와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설계를 담당한 미국 최대 주거디자인 회사인 CRTKL과 협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은 “100년을 내다보는 주거명작으로 만들고 싶다”며 “현대건설의 전통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최고의 주거 명작으로 제공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부산광역시 내 공사비 규모만 1조3천억원에 달하는 매머드급 재개발 단지인 부산진구 시민공원주변 촉진3구역에서 치열한 수주전을 펼치고 있는 현대산업개발 역시 해외 유명설계사 SMDP의 디자인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홍보를 펼치며 조합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 현대건설의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조감도

▲해외 설계사는 이름과 아이디어 제공, 실무는 국내 설계사

건설사들이 특화 설계를 위해 해외 유명설계사와 협업했다는 홍보에 대부분의 조합원들은 마치 세계적으로 유명한 설계사가 단지 전체설계를 맡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 따르면 해외 유명건설사는 디자인 컨셉 및 아이디어와 회사 이름을 빌려줄 뿐 설계도면 등 특화 설계에 대한 실무는 국내 건설사가 대부분 하게 된다는 것이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가 해외 유명설계사와 협업시 대부분 이름과 디자인 컨셉 및 아이디어를 받는 것일 뿐이다”며 “조합원들이 차별화된 고급 단지 설계를 원하고 있어 건설사들이 조합원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 해외 유명설계사의 이름을 빌리기 위해 수십억원 이상의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설계사 관계자는 “해외 설계사는 기본 컨셉에 대한 방향과 아이디어만 제공할 뿐 도면작업 등 실무에는 거의 참여하지 않는다”며 “실무는 대부분 국내 설계사가 도맡아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반포주공1단지에서 GS건설은 현대건설이 디자인을 맡겼다고 밝힌 해외 유명설계업체 HSK가 현장에 직접 와서 단지를 둘러보지도 않았다며 현대건설이 조합원의 환심을 사기위해 HKS라는 업체의 이름만 빌린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 대우건설의 신반포15차 조감도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